2021년 11월 둘째 주 회고

2021. 11. 14.


내가 블로그에 마지막으로 글쓴 게 언제더라?

2020년의 마지막 날을 하루 앞둔 12월 30일이었다. 찾아보니 “내년에도 이 정도 양은 쓸 수 있길 바라”는 부분이 있었다. 역시 바람은 바람으로 남는 게 일반적인가 보다. 핑계거리를 대자면 생각나는 대로 주워섬길 수야 있겠지만, 핑계라고 이야기한 만큼 다 부질없는 소리다. 그만큼 게을렀고, 그만큼 한 게 없다는 말이다. 설령 뭔가를 했다고 하더라도,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다면 노력했다는 사실은 과거 저편으로 흩어져 사라져버린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 했던가, 기록을 남기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잘난 듯 이야기했던 인간의 행동치고는 꽤 웃기는 일이다.

돌이켜보면 글감이 될 만한 것들은 상당히 많았다. 지금 당장에라도 해야할 일이 없다면 쓰고 싶은 주제가 꽤 있다. 다만 한 편으로 다루기엔 꽤나 방대해서 나름의 설계가 필요했고, 그 설계를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일이 이 지경이 된 거지. 하지만 그런 사정을 이해해줄 사람은 없으며, 결국 남는 것은 공허한 결과뿐이다.

특단의 조치, 주간 회고

나는 원래부터 일기 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 방학 숙제로 나왔을 때도, 부모님이 해보라며 시켰을 때도 항상 미루기 일쑤였다. 생각없이 보내는 하루하루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별로 신경쓰지 않는 삶을 살아서 그럴지도 모른다. 일기장을 펴놓고 책상 앞에 앉아 연필을 잡아도 도통 뭘 써야할지 몰랐었다. 겨우겨우 두세 줄 짜내면 나 스스로도 왜 이렇게 적어보였는지. 머리도 몸도 커버린 지금에 와서도 오늘 하루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돌이켜보면 생각나는 게 별로 없다. 그러다 문득 생각하게 되었다. 나같은 사람한테는 하루란 정말 짧은 시간이 아닐까? 양을 조금만 늘려 일주일 단위로 보면 뭔가 기록할 만한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만 하면 아무것도 알 수가 없으니 직접 경험해보는 수밖에. 마침 혼자 주절거릴 수 있는 공간도 있고, 계속 놀리는 것도 아까우니 써먹어봐야하지 않을까?

그래서 이번 주부터, 주간 회고를 시작해보려 한다. 아마 얼마 못 가서 관둘지도 모르지만, 안 하는 것보단 일단 해보는 게 중요하니까.

이번 주에 한 것

저번 주에 중간고사가 끝나고 다시금 맞는 일상적인 한 주였다. 몇몇 과목은 성적도 나왔다. 인공지능과 컴퓨터구조였는데, 각각 90점 만점에 54점, 30점 만점에 29점이었다. 대충 반타작과 거의 다 맞은 느낌인데, 애초에 인공지능에 별 관심이 없던 걸 생각하면 당연하다 싶기도 하다. 기말고사때는 난이도가 어떻게 될지 살짝 궁금해진다. 소문을 듣자하니 교수님께서 시험 감독 다 끝나고 나오실 때 쉽지 않더냐고 물으셨다고 하던데… 강의평가 봤을 때 저번 년도에도 중간고사 난이도가 물시험이었다는 거 보면 원래 그렇게 내시는 모양이다.

학과 멘토링

학과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처음엔 내가 적은 분야에 대해 단순 매칭만 해주는 줄 알았는데 일일이 활동 계획도 작성해야 하고 무슨 복잡한 일들이 많았다. 아무튼 이러쿵저러쿵해서 나에겐 두 분의 멘티가 매칭되었고, 이번 주에는 4회차 멘토링을 진행했었다. 이번 주의 주제는 서버-클라이언트 모델에 대해서였다. 멘티 중 한 분이 서버 프로그래머를 지망하고 계신 분이었고, 우선적으로 서버-클라이언트 구조와 그 대략적인 발전 역사, 종류 등을 알려드린다면 현재 사용되고 있는 구조가 어째서 일반적으로 쓰이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3계층 구조에서 발견할 수 있는 관심사 분리(Seperation of Concerns)라는 원칙이 중요함을 강조하였던 기억이 난다.

인터넷 멘토링(?)

인터넷에서 알게 된 분들의 작업을 조금씩 도와드리고 있다. 나랑은 연이 없을 줄 알았던 Spring 등에 대해 알아보는 기회가 되고 있다. 기억에 남는 트러블슈팅은 다음과 같다:

  1. @Query를 사용하여 직접 쿼리문을 작성하는 대신 Query creation을 이용하기
  2. Lombok@NoArgsConstructor이 적용된 객체 생성 시, 생성된 객체의 참조형 변수가 null이기 때문에 별도로 변수를 생성하여 그 주소값을 대입해주기
  3. css의 :hover 선택자를 이용하여, 마우스를 올렸을 때 아무 동작하지 않게 하기

거대한 프레임워크의 바닷속에서 해결법을 찾아 같이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뿐인데, 내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씀해주시니 그저 감사하며 뿌듯할 따름이다. 내가 좀 더 똑똑했다면 좋았을텐데.

경사하강법 레포트

인공지능 과목에서 경사하강법(Gradient descent method)에 관해 조사하여 정리한 후, 보고서 형식으로 제출하는 과제가 나왔다. 보고서 형식이라니, 지금 와서도 어떤 형식인지 사실 잘 모르겠다. 아마 서/본/결을 잘 지키는 정도면 되지 않을까 해서, 요약 - 서론 - 관련 지식 - 본론 - 결론의 형태로 정리하여 제출하였다. 해당 과제는 차후 학기가 끝나면 정리하여 GitHub에 올릴 예정이다.

그 외의 것들

항상 있는 것들은 뭔가 생각날 정도로 특별하게 말할 거리가 없는 한 뭉뚱그려서 이야기하게 될 것 같다. 뭔가 바쁜 일이 많이 있었던 것 같은데 막상 돌아보면 뭐 없으니까 허탈한 느낌도 든다. 이렇게 길게 적는 것도 처음 시작이라 그렇지, 다음 주가 되면 아마 팍 줄어들지 않을까.

결론

어쨌든 저쨌든, 이번 일주일도 무사히 살아냈다. 종강까지 거진 한 달 정도가 남았는데, 그때까지 잘 버텨낼 수 있으면 좋겠다. 아니, 우선 돌아오는 일주일만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