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회고
2022. 11. 3.
마지막 중간고사를 끝내고, 별다른 생각이 들진 않았다. ‘어, 그래. 끝났네.’ 정도? 지금 중요한 건 중간고사가 아니긴 하니까… 그보다는 막판에 게임에 흥미를 붙여버린 게 좀 심각하게 자괴감이 든다. 1학기 때 쌓였던 스트레스가 좀 많았던 걸까? 9월달에 많이 놀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노는 게 제일 좋아… 하지만 벌려놓은 일은 처리하는 게 성인의 의무겠지요? 기간을 밀려 이제야 쓰고 있는 이 회고글도 마찬가지다. 사실 회고라고 부르기엔 너무 민망하고, 그렇다기엔 적절한 단어를 찾기가 힘들다. 월기? 달기? 착 달라붙는 말이 없는 것 같은데. 하지만 있었던 일을 돌아보고 아쉬웠던 점을 되짚는 행위가 분명 존재하니까, 회고라고 못 부를 것도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럼 10월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되새겨보도록 하자.
토익 결과 확인
솔직히 좀 얼떨떨하다. LC 455점, RC 470점으로 총점 925점. 그동안 걱정했던 게 좀 허탈할 정도의 점수가 나와버렸다. 시험을 보고 느꼈던 바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모양새다. 생각보다 LC에서 점수를 많이 까먹었고, 의외로 RC 점수가 많이 나왔으니 말이다. 성적을 확인한 날, 바로 장학금을 신청했다. 공과 계열 기준 900점 이상이면 최고액을 받을 수 있다. 지급은 12월 쯤에 된다고 하니 느긋하게 기다리는 중이다.
팀 프로젝트 중간 변경
이번 학기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이었던 팀 프로젝트의 수업 진행 방향성이 약간 바뀌었다. 기존에는 하나의 아이템을 가지고 IR, 요구분석, 기능 모델링, 데이터 설계, UI 설계를 거쳐 최종 발표까지 진행하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수강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새로운 아이템을 가지고 각각 IR 발표를 진행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세부 디테일을 생각할 수고를 덜어낸 셈이지만, 새로운 아이템을 생각하는 것이 좀 빡셀 거 같긴 하다. 타 수강원들이 각 팀 아이템의 허점을 찌르는 질문을 너무 많이 해주신 덕분에(^^) 진행이 어려워진 감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모양새라 그런 걱정이 없다는 게 장점이긴 한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에는 제품 보고서 양식도 제공해주셔서, 양식 생각할 필요없이 채워넣기만 하면 되니까 창의력을 발휘할 요소도 적어졌다고 본다. 열의가 있는 건 아니지만, 팀 작업은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하니까… 집중이란 좋아하는 일에 빠져들어 하는 것(이건 몰입의 영역이라고 한다)이 아니라,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라도 붙잡고 있는 상태라는 말이 떠오른다.
운영체제 너무 재밌어 정말 흥미로워
제목대로다. 운영체제 과목을 듣고 있으면 내가 전산 관련 학과에 와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러 종류의 유한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발전된 지식, 그에 따라 파생된 개념을 공부하는 게 즐겁다. 대학을 다니며 들은 이론 과목들 중에서 이렇게 흥미를 느낀 게 또 있던가? 그만큼 재밌고, 또 중요한 게 운영체제인 것 같다. 컴퓨터에 관심이 있어 전산학과를 왔다면 운영체제는 절대 피해서는 안되는, 오히려 기쁘게 한 몸 던져 소화할 수 있는 과목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성적이 뒷받침되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다. 중간고사 결과가 반타작(57점)이었으니… 그런데 최고점이 60점대였던 거 보면 상대적으로 상위권이긴 하네ㅋㅋ
제2외국어 늘려보기
지금 생각해보면 제2외국어라는 분류는 저 옛날, 국영수가 언수외였던 시절 때문에 생겼지 싶다. 수능 공부에서 단순히 외국어라고 하면 영어였으니까… 아무튼, 현재 나는 대강 3개 국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영어는 요즘에 좀 아리까리해서 이걸 할 수 있다고 봐야되는지 좀 그렇긴 하고(시험 고득점과는 별개니까), 일본어도 음… 일상 생활에서 일본어를 쓸 일이 별로 없으니까 현실 경험?이 부족하다고 자평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일상 대화에는 큰 지장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게 맞겠지.
기존에 학점을 잘 채워놓아서 마지막 학기 강의를 좀 널널하게 수강할 수 있었는데, 학과 공지방에 교내 외국어 강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간도 남으니까 일본어 실력을 테스트해볼 겸 고급 회화반을 신청해보았는데, 신청한 사람이 나밖에 없었는지 폐강되고 말았다. 하는 수 없이 다른 언어를 해보기로 했는데, 마침 요즘 보던 유튜브 영상 중에 프랑스인이 요리하는 영상이 많았던 게 생각나서 도전해보았다. 이제 2회차를 마친 참인데, 분명히 기초 회화라고 했던 것 같은데? 이미 프랑스어 공부를 좀 했던 분들이 들어오셔서 샬라샬라 선생님과 대화하는 거 보니 약간 기분이 좀 그렇더라ㅋㅋ 우리 다 같은 초보 아니었나요… 암튼 새로운 걸 배우는 것 자체는 즐거운 일이니, 긍정적인 마음으로 계속 진행해볼 예정이다.
결론
솔직히 톡 까놓고 이야기해서, 이리저리 늘려쓰기만 했지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으로 보낸 것은 사실이다. 써놓으면 분명히 나에게 득이 될 게 없는 정보지만, 그래도 있었던 일을 거짓없이 기록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써놓으면 부끄러워서라도 애써 할 일로 눈을 돌리겠지? 난 무책임한 인간으로 보이는 것이 싫으니까. 하겠다고 한 일들은 꼭 끝낼 것이다. 그래야 내 자신에게도 체면이 설 테니까. 그게 이 글을 적는 이유니까. 11월은 10월보다 조금 덜 부끄러운 인간이 될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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