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회고

2022. 12. 1.


뭔가 순식간에 지나간 한 달이었다. 하도 일어난 일이 많아서 이번에는 미루지 않고 제떄 끝내보려고 한다. 쓸 게 많으니까 서론도 굳이 길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바로 가보자고~

‘공유협업 기반 현장실습·취업 연계 프로젝트-리크루트 채널(Recruit Channel)’ 참가 및 수상

사실 마음 속 깊이 원해서 가려던 행사는 아니었다. 현장실습을 하게 된 김에 교수님의 추천으로 갔다오게 된 행사였다. 2시간을 꼬박 달려 해운대에 있는 애슐리 퀸즈에서 점심을 먹고, 벡스코에 들어가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전달받은 바로는 그냥 자기소개 영상만 간단히 찍어보내주기만 하면 된다고 해서, 간 김에 이곳저곳 구경이나 할 생각이었다. 근데 웬걸, 공개면접에 참여하란다. 이미 명단에 내 이름이 올라가있었다. 기막힌 일이긴 한데 나중에 들어보니 나같은 사람이 정말 많았다ㅋㅋ… 그래도 긍정적으로, 어디 가서 해보기도 힘들 경험 해본다 생각하고 앞의 참가자들이 답변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각 기업이 몇 가지의 산업군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모양이었는데, 내가 참가하게 된 곳은 ‘4차산업/콘텐츠’ 부문이었다. 신기했던 건 전산 관련 학과를 전공하지 않은 학생들이 이 산업군 면접에 비교적 많이 참여했다는 것이었다. 면접관분들도 그 분들에게는 전산 관련 질문을 삼가셨는데, 어떻게 보면 운좋게 나같은 전공자들이 좀 더 눈에 띌 수 있었던 환경이었지 싶다. 인상깊었던 것은 내 앞의 앞 번째 면접자 두 분이었다. 두 분은 경찰학과를 나오셨는데, 그 중 한 분이 말을 너무 청산유수로 잘 하셔서 면접관분들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말이 너무 빨라서 억양이 들리지 않고 기계처럼 느껴졌다는 평가는 있었지만, 질문에 막힘없이 술술 이야기를 하시는 거 보니 살짝 긴장되었다. 당시에 내 차례가 바로 다음이었는데, 두 분이 끝나고 나니 순서가 바뀌어 다른 분들이 먼저 질답을 진행하게 되어 진정할 시간을 벌었다ㅋㅋ

솔직히 자기소개로 무슨 말을 했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학교 이야기했고, 관심 분야 이야기했고… 또 뭐했더라ㅋㅋ 대충 그렇게 자기소개가 흘러가고 몇 가지 질문이 있었는데, 인상깊게 남은 게 세 가지 정도 있다. 첫번째로는 ‘프로그래밍 언어 어떤 거 할 줄 아냐, 본인 실력을 상중하로 구분한다면 어떤 것 같냐’라는 질문이 있었다. 해당 질문에 대해서는 원래 생각하고 있던 바가 있어서 수월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할 줄 아는 언어로는 문제풀이용으로 C++, 프로젝트를 실제로 진행해본 JavaKotlin,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멘토 역할로 후배들에게 알려주었던 Python 등 실제로 내가 할 수 있음을 자료로써 증명할 수 있는 언어들을 대답하였다. JavaScript를 포함했었는지 어땠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것 같다(웹 프론트엔드 지망중이라면서ㅋㅋ). 실력 상중하에 대한 이야기는 ‘프로그래밍 언어 실력을 상중하로 구분할 수 있는지 그 자체에 대해 의문이 있다’는 의견을 포함하여, 그래도 굳이 대답하자면 문법을 잘 아는 것뿐만이 아니라 각 프로그래밍 언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잘 살려서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 언어를 잘 하는 것이며, 특히 Python의 경우 이러한 관점을 살려 남들에게 알려주기까지 했으니 상 정도로 칠 수 있지 않나 정도로 답변을 마무리한 걸로 기억한다. 딴 건 기억 안나면서 이건 기억하는 거 보니 무의식 중에 잘 대답했다고 생각하긴 했나보다ㅎㅎ

또 하나의 질문으로, 남극곰의 색깔이 뭔지를 물어보셨다. 어줍잖게 털은 흰색이고 피부는 검은색입니다! 했다가 남극에 곰이 사나요?라는 추가 질문에 나가떨어져버렸지만 분위기가 좋아서 다행이었다ㅋㅋ 그거 말고는 가볍게 수도권 말고 다른 지역의 회사도 갈 생각이 있냐는 질문이 있었다. 이 질문의 경우 약간 대외적인 부분과 개인적인 부분을 나눠서 대답했는데, 대외적인 부분의 경우 개발자 컨퍼런스가 수도권에서 많이 열리기 때문에 성장에 있어서 수도권이 유리할 것 같다는 답변을 드렸다. 개인적인 부분으로는 서울에 맛난 게 많아서 서울에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면접관 중 한 분이 부산에도 맛난 식당이 많다며 그것때문에 서울을 간다는 것은 반대하신다는 말씀을 하셨다. 어디 있는지 알려주실수 있냐고 장난스레 여쭈어보니 입사하면 알려주신댄다!(여담이지만, 해당 면접관님의 회사에서 연락이 와 추가 면접을 보기로 했다! 신기한 마음뿐이다) 마지막이 즐거워서 다행이었다.

그렇게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면접을 끝내고, 결과 취합을 기다리며 공연을 보았다. 그리고 대망의 시상식, 전혀 기대하고 있지도 않았는데 대상을 수상해버렸다. 상 이름도 무슨 엄청 거창하게,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상이란다. 얼떨떨하게 나가서 기억도 못할 수상 소감을 말하고(대충 학교 자랑이랑 부모님한테 자랑할래용ㅎㅎ 정도 말한 거 같은데 기자분께서 엄청 잘 포장해주셨다! 데프트의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 생각났달까), 어안이벙벙하게 지하 뷔페에 밥을 먹으러 갔다. 솔직히 지금도 별로 실감은 안 난다. 하지만 내가 공부했던 것들이 헛짓거리가 아니었다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있다는 증거를 발견한 것 같아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다. 좀 더 열심히 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정진해야지.

solved.ac 스트릭 220일에서 종료

왜 끊겼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술을 너무 많이 먹었던가? 잠을 너무 적게 잤었던가? 아무튼 뭔가 뒷통수를 타고 오르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solved.ac에 로그인을 해보니 스트릭이 끊겨있었다. 원래 같으면 스트릭 프리즈를 장착하고 있었을거라 하루 못풀고 말았을테지만, 마지막 프리즈를 사용하고 나서 실수로 구매해놓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언제 다시 하나 하는 막막함은 들지 않았다. 아니, 사실 이상하지 않다. 난 이미 마인드셋을 바꿨으니 말이다. 그냥 다시 하면 된다. 이전에 했었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갔다고 해도 좌절하지 않고, 아니 애초에 해왔던 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그냥 하면 되는거니까. 예전이었다면 꺾여버릴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의 나는 다르다. 그냥 내가 할 일을 하자. 아무리 작은 양이라도, 미약한 것이라도 꺾이지 않고 지속해나가자.

내 트리를 꾸며줘 따라하기

연구실 후배의 제안으로 ‘내 트리를 꾸며줘’와 같은 크리스마스 롤링페이퍼 서비스를 교내 학우들을 주 사용자층으로 하여 개발해보기로 하였다. 프론트엔드 파트를 맡기로 했는데, 약간 일정이 스불재 느낌이 나는 것도 같다… 절대 민폐만은 끼치고 싶지 않다. 평소에 놀던 거 확실히 줄이고 최대한 완성하기 위해 애써봐야겠다.

결론

저번 달을 푸지게 놀았던 업보를 받는 것인가, 정신이 없다.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특히 저번 달부터 내 신경의 한 축을 쓰고 있던 팀 프로젝트가 주된 이유다. 12월 7일엔 복이 터진 것 같다. 팀플 발표도 해야될테고, 부산에 면접도 보러가야되고, 아마 일정 상 밀리겠지만 연구실 발표자료도 제작해야된다. 12월도 이렇게 바쁘겠지? 모든 일이 잘 풀려서 웃으며 후기글을 또 쓸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