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회고

2023. 3. 1.


사계절의 시작인 입춘이 지나고, 진정한 한 해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2월달이 지나갔다. 나는 이번 2월달을 어떻게 보냈던가. 솔직히 알차게 살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기록을 남길 정도의 일들을 경험한 것 같긴 하다. 전공 쪽이 되었건, 인생 쪽이 되었건 말이다.

졸업

2023년 2월 24일, 공식적으로 졸업을 하게 되었다. 2016년 처음 입학할 때만 해도 친구 한 명이나 잘 사귈 수 있으려나… 없어도 뭐, 대학 정도는 혼자서 다닐 각오를 단단히 다지던 때가 엊그제같은데, 나름 진로나 앞날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마음놓고 놀 수 있는 친구도 생겼다. 졸업장을 보니 지난 6년 간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이 스쳐지나갔다. 좋다고는 말하기엔 좀 머리가 긁적여지는 대학이지만서도, 경험했던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면 역시 여럿이서 공부하는 공간에 소속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중에서도 제일 잘했던 선택은 역시 연구실에 들어간 게 아닐까? 그리 썩 내키지 않았던 SLAM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을 때는 왜 들어왔나 후회를 하기도 했지만, 지나고 보니 그것 또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던 하나의 경험이었다. 관심이 아예 없었던 분야라, 그냥 혼자서 공부했다면 절대 근처에 가지도 않았을텐데… 꾸역꾸역 참고 공부해보니 생각보다 흥미로웠다는 기억이 남아있다. 처음엔 원하지 않았다고 해도 마음잡고 진행해보면 의외로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는 경험이 굉장히 신선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주어지더라도 끈기를 가지고 도전해볼 용기를 가지게 되었달까…

일본 여행

여행 목적으로 외국을 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것도 별도의 패키지 상품 없이 자유 여행으로, 마음 맞는 친구들과 계획과 예산을 짜서 무탈하게 갔다왔다. 4박 5일의 일정으로, 김해공항을 출발해 오사카에 갔다가, 심야 버스를 타고 나고야로 이동하여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루트였다. 물론 여러 가지를 보고 듣고 먹고 왔지만, 가장 좋았던 점은 내가 혼자서 공부한 일본어가 현지에서 어느 정도까지 통하는 지에 대해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있다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말은 통하지 않을까 하고 별 걱정 없이 갔는데,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좀 얼떨떨하긴 했다. 사실 현재 내 문제는 회화보다 한자를 읽고 쓰는 게 안된다는 점이라서… 아까우니 JLPT도 도전을 해봐야하는데 그놈의 한자가 문제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상용한자를 좀 많이 봐둬야겠다.

인터넷 강의 수강 현황

Joy of React를 70% 이상 수강하여 수료증을 획득했고, Just JavaScript의 목차 10개 중 8개를 완료하였다. 느긋하게 들을 셈이었는데 재밌어서 훅훅 넘어가게 되니 진행이 빠른 것 같다. Joy of React의 경우, 현재 정식으로 오픈된 Module은 Module 4까지이며 앞으로 2가지의 Module이 추가로 개발되어 탑재될 예정이다. 우선 있는 강의들을 다 듣고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소식이 들리면 바로 따라잡아야 겠다.

CS 기초 공부 계획

전산학 지식 공부도 빼놓을 수 없다. 구체적으로 기초를 다시 탄탄히 다지려는 주제는 운영체제, 자료구조/알고리즘,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 디자인 패턴 쯤이 되겠다. 운영체제의 경우, 추천을 많이 받은 Operating Systems: Three Easy Pieces를 정독할 예정이다. 학교에서 사용하던 교재를 이용해 수업을 듣다보면 들던 생각이, ‘결국 운영체제의 모든 복잡성은 하드웨어를 더 효율적으로 쓰기 위하여 생겨났으며, 적절한 레벨의 추상화를 이용해 이러한 복잡성을 해결하고 있는 거구나’였다. ‘컴퓨터 과학은 간접 계층을 한 단계 더 만들면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믿는 학문이다1’라는 말이 기억난다. OSTEP의 목차는 내 이런 생각을 정확히 짚어주었기 때문에, 탐독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자료구조/알고리즘은 특별한 책을 본다기보다는, 자료구조의 경우 그 특징과 주요 사용처 및 구현 방법을 정리하고, 알고리즘은 코딩 테스트 준비 겸 여러 가지 문제를 풀며 공부할 예정이다. 대학 때 봤던 교재도 다시 봐야겠다. 네트워크도 학교 교재가 그리 나쁘지 않아서 재사용하면 될 것 같다. 디자인 패턴은 유명한 책도 있고, 워낙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까 이 쪽은 수월할 것이다. 문제는 데이터베이스인데… 이건 좀 더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프로그래머스 코딩테스트 연습

백준도 나쁘지는 않지만, 프로그래머스도 문제풀이 서비스를 잘 만들어놓은 것 같아서 이용해보고 있다. 솔브드의 1일 1잔디에 연연하지 않게 되다 보니, 다른 서비스에도 눈을 돌릴 수 있게 되었는데 그 중 나쁘지 않아보이는 게 프로그래머스였다. 프로그래머스도 써보고, 예전에 쓰다 말은 릿코드도 써보고… 다양한 곳에서 문제를 접해보는 것도 좋겠지?

결론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마음이 조급해질 때마다 불안하게나마 기대던 학생이라는 신분도 사라져버렸다. 이제 나는 사회인이 되기 위한 준비를 온전히 나 혼자만의 제어력과 끈기로 해나가야만 하는 것이다. 정해진 시간표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운신의 폭은 넓지만, 그렇기에 더욱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에 충실해야 한다.

Footnotes

  1. Martin Fowler, Kent Beck, “Refactoring”, Addison-Wesley Professional, November 30,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