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회고

2023. 4. 1.


2023년의 4분의 1이 훌쩍 지나버렸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지금쯤에는 취업활동에 열심이거나 운이 좋으면 어딘가에 취직해서 일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람 일은 역시 속단할 수 없는 것 같다. 공부는 하면 할수록 부족하고 나는 희망보다 열등감을 먹이로 자신을 성장시키는 인간이기 때문에, 자신있게 회사에 나 자신을 팔아보겠다는 생각이 도저히 들지 않았다. 1년 간의 재정비 기간을 가지기로 한 가장 큰 이유가 이것이다. 나 자신이 나를 바라볼 때 드는 자신감을 키우는 것보다, 내가 노력했음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필요하다. 이번 1년은 그것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생각하고 있다.

The Joy of React Module 1 ~ 4, Just JavaScript 수강 완료

유료 온라인 강의를 구매해서 수강을 완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학 이전의 공부는 EBS가 책임져주었고, 넓디넓은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는 무료로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이 가득하다(물론 올바른 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학생의 의지일 것이다. 다만, 내 의지는 그리 강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일종의 외부 압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 중 하나가 ‘물질적 손해’다. 내 돈 주고 산 강의니까 다 안 들으면 손해라는 생각을 가지면 억지로라도 듣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결과, 현재까지 공개된 Joy of React와 Just JavaScript의 모든 Module들을 완료하였다.

Joy of React

Joy of React는 크게 6가지의 Module(글을 쓰고 있는 4월 1일 현재 Module 5까지 공개되었다)과 2개의 Project, 2개의 Reference로 이루어져있는 인터랙티브 코스 형태의 React 온라인 강의이다. Module 3까지는 React의 기초적인 지식을 담고 있으며, Module 4는 일종의 Mental model을 잡을 수 있는 내용들이 존재한다. 나는 현재 Module 4까지 학습을 완료했으며, 새로이 업데이트된 Module 5를 가까운 시일 내에 완료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Joy of React의 정수는 Module 4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8년간 React를 현업에서 사용해 온 저자의 경험이 담긴 ‘컴포넌트의 스펙트럼’ 개념은 나에게 일종의 아하 모먼트로 다가왔고, 세상의 많고많은 온라인 강의 중 이 강의를 선택하게 된 큰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Joy of React를 통해 얻은 가장 가치있는 지식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남은 2개의 Module도 얼른 학습하고 싶다!

Just JavaScript

Just JavaScript는 총 10개의 Episode와 각 주제에 알맞는 퀴즈들로 이루어진 JavaScript 온라인 강의이다. 전산학에 기초하여 설명하는 것이 아닌, 일종의 추상화된 ‘JavaScript Universe’ 상의 법칙을 통해 JavaScript의 미묘해보이는 동작들을 풀어나가며 고수준(High-level) Mental model을 바로잡는다. 잘 정의된 추상화 계층 위에서 모든 동작을 설명한다는 점이 바로 전산학의 맛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가격도 엄청 비싸지 않으니, JS의 기초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부담없이 권유하고 싶다.

운전면허 획득

새해 다짐 중 하나였던 운전면허(2종 자동) 획득에 도전하고 있다. 필기시험은 그냥 인터넷으로 문제 몇 번 풀어보고 1종 합격선을 넘겼다. 이후부터는 학원에 등록해서 진행했는데, 17일에 장내기능시험을 통과하였고 31일에 도로주행시험만 합격하면 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었다. 다만 도로주행시험은 떨어져버렸다. 감점 요소 하나 없이 잘 하다가 마지막에 유턴 도는 구간을 헷갈려서 한 블럭 전에 돌다가 실격 처리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렇게 멍청할 데가… 내가 코스 숙지를 제대로 못한 탓이니까 온전히 내 잘못이다.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보다 재시험을 보기 위해 추가 금액이 들어간다는 사실이 더 슬펐다. 내 피같은 쌩돈 6만원… 3일 후 재시험에서는 정신 바짝 차리고 마지막까지 긴장 풀지 말고, 헷갈린다면 검정원 분께 한 번이라도 물어봐야겠다.

키보드 연습 시작

컴퓨터 키보드가 아니고 연주하는 키보드다. 예전부터 악기 하나는 꼭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럼 무엇을 하고싶냐인데, 밴드 음악에 주로 사용되는 악기 중에 하나를 고르고 싶었다. 기타는 손가락에 굳은살이 박힌다는 말을 듣고 흥미가 팍 식어버렸다. 베이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고. 드럼은 집에서 마음대로 연습하기 힘들 거 같아서 포기했다. 남는 건 키보드인데, 이게 참 마음에 들었다. 당장 집에 마스터 키보드가 있기도 하고, 궁극적 목표인 혼자 음악 작/편곡에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에 선택했다. 도 하나 샀다. 재즈 즉흥 연주도 참 멋있는데, 이런 걸 하기 위해서는 건반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런 부분들을 다루는 책을 구매했다. 욕심부리지 말고 천천히 길게 보고 연습해야지.

정리

이번 달의 잘한 점

  1. 생각만 하다가 행동으로 옮긴 일들이 많다. 운전 면허 따기라던지, 악기 연습 시작이라던지…
  2. 목표한 대로 온라인 강의를 성실히 수강하고 있다. 돈 아까울 일은 없을 것이다.

이번 달의 못한 점

  1. 게임이 재밌어서 너무 많이 했다. 동방야작식당 재밌어요 제발 한 번만 해주세요
  2. 운전 면허 코스 숙지가 덜 되어서 도로주행시험을 한 번에 통과하지 못했다. 내 6만원…(2)
  3. 전산학 기초 공부 진도가 너무 느긋한 것 같다. 더 시간을 투자하자.

끝으로

일기를 매일매일 쓰는 사람은 규칙적이고 부지런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일기는 밀리기 일쑤였고, 규칙적이거나 부지런함이랑은 거리가 좀 있다고 자평한다. 그래서 블로그에 회고글을 올리던 초기에는 일간은 못하겠으니까 주간으로 줄이자… 했다가 그것도 힘들어서 월간으로 도망쳤다. 그 사실이 나는 좀 머쓱하고 부끄러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보니, 중간에 좀 빼먹긴 했어도 1년 넘게 이렇게 글을 올리고 있다. 아는 분이 그런 나를 보고 부지런하다고, 월간도 꾸준히 하기는 어렵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런 칭찬이 너무 간지럽고 웃겨서, 굉장히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내가 판단하는 내 모습과 남이 보는 내 모습에는 확실히 차이가 있구나하는 생각도 들었고… 2022년 1월의 나에게 감사해야겠다. 아니, 그 이후에도 계속 놓지 않고 한 달을 정리했던 각 달의 나에게도,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을 미래의 나에게도, 지금 이 순간 글을 쓰고있는 나에게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