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회고
2023. 6. 2.
인간은 후회의 동물이라는 말이 있다. 그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돌이켜보면 더 좋은 길이 있었음을 깨닫고 자책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택도 없이 지레 겁먹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그저 멈춰 서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겠지. 과거의 나는 핑곗거리를 찾아 안주하기를 반복했던 겅험이 많았던 것 같다. 더 열심히, 그리고 적극적으로 기회를 찾아 외부와 소통하고 자신을 키울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나간 일을 곱씹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과거의 실패를 발판삼아 손톱만큼씩이라도 발전하기 위해서 조금씩 도전적인 마인드를 키워보고 싶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것보다는 일단 뭐든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는 시간이 있음에 감사하자.
당근마켓 2023 썸머테크 인턴십 지원
과거의 나는 인턴을,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해보겠다는 생각은 꿈에도 못 하고 있었다. 대학을 다녀야 하니 학기 중에는 시간이 안 된다고 생각했을 뿐더러, 짧은 방학 기간에 기회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머물 곳이 마땅치 않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을 것이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참 수동적이었구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학기 중에 시간이 안 난다고? 휴학하고 다니면 되지! 이유 없는 휴학도 아닌데 뭘 그리 걱정하나? 머물 곳이 마땅치 않다고? 일단 되고 나서나 걱정할 일 아닌가? 이러나저러나 핑계를 대며 아무 것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도 지방에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학교를 졸업했을 뿐만 아니라 마인드가 바뀌었다. 우선 지르고 보자! 이후의 일은 되고 나서 걱정해도 늦지 않으니까. 어차피 수도권에 취직하고 싶었잖아? 뭐가 그리 무서워서 지원조차 꺼릴쏘냐. 우선은 지원하는 경험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당근마켓 2023 썸머테크 인턴십에 지원하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 내가 원하는 곳에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작성하여 지원서를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분명히 부족한 부분이 있었기에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제출 서류를 작성하거나 사전 질문의 답을 생각하며 나 자신을 점검할 수 있는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사전 질문 중 인턴십을 통해 얻고 싶은 것에 대해 묻는 질문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답변을 작성하며 개발 직군 지망생으로써의 내가 목말라있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작업을 진행하며 겪게 되는 무수한 의사결정(작게는 컴포넌트의 위치, 크게는 기술 스택 선정이나 코드의 방향성 등)에 있어, 자신이 내린 선택이 과연 올바른지에 대한 고민은 실력을 올리고 싶은 개발자라면 누구든 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은 혼자서 머리 싸매고 있는다고 답이 나오는 문제가 아니다. 내가 인턴십 경험을 통해 얻고 싶었던 것은 하나의 공통된 부분의 문제를 동료 및 선배 개발자와 함께 고민하고 작업하는 경험이었다. 물론 맡은 파트 전체를 담당하여 선택권을 온전히 가져가는 것도 즐겁지만, 여러 사람과 함께 고민하며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가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첫 취업은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JLPT 대비 단어 암기
2018년에 사놨던 N1 책에 나오는 단어를 외우고 있다. 단어를 많이 알고 있으면 문법이 다소 딸려도 일정 정도는 글을 읽거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게 언어에 대한 내 지론이다. 일주일마다 한 번씩 외운 단어가 나오는 유형 문제를 골라서 풀 때마다 한 문제도 틀리지 않았으니 공부의 성과가 아예 없지는 않은 것 같다. 지금까지 어림잡아서 거의 600개 정도를 외운 것 같은데, 이미 알고 있는 한자라던지 중복된 것들도 꽤 포함되어 있긴 해서 실질적인 수는 좀 더 적지 싶다. 상용한자 갯수가 2136자라고 하니 3분의 1 좀 못 되는 만큼 외운 셈인데… 앞으로 남은 한 달간 얼마나 더 외울 수 있을까?
정리
이번 달의 잘한 점
- 일본어 단어 공부를 꼬박꼬박 했다. 공부 안하고 시험 치러갔다는 말은 못 하겠지ㅋㅋ
- 남는 시간에 유의미한 컨퍼런스 발표 영상을 꽤 많이 봤다. Dan Abramov가 Remix Conf 2023에서 RSC에 담긴 패러다임을 설명하는 React from Another Dimension이라던지, React의 구현 사항을 알아보기 위해 밑바닥부터 React의 미니 버전을 만들어보는 Paul O Shannessy의 Building React From Scratch라던지…
- 코드를 계속 작성하고 있다. 개인 웹사이트와 사이드 프로젝트 하나가 있는데, 기회가 되면 각각에 대해 따로 글을 써볼 수 있겠다.
이번 달의 못한 점
- 저번 주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이지 않은 시간대에 자거나 일어나고 있다. 좀 더 정해진 시간대로 자고 일어나서 생산적인 일을 할 시간을 늘려야 한다. 밤늦게까지 잠이 오지 않는다고 코딩을 하는 것도 그만해야 한다.
끝으로
2023년의 상반기가 끝나간다. 명시적인 성취 없이 흘러가는 시간은 물론 두렵지만, 이 시간이 나를 좀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진실로 만들기 위해, 오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내가 되기 위해 차근차근 할 것들을 해가자. 굳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이젠 하지 않는다. 그냥 하자. 기쁘거나 슬픈 일이 있어 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하더라도, 벽에 부딪혀 의지를 잃어도, 그리고 결국 원하는 바를 이루어도. 그냥 해오던 대로 쭉 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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