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회고

2024. 2. 6.


한 달간 나름대로 바쁘게 살았나? 하고 돌이켜보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고는 차마 못 하겠다. 잠을 많이 못 잔 날도 있었지만, 그런 날 중 절반 정도는 스트레스 해소라는 명목으로 다음 날의 제정신을 대가로 바쳐 밤을 좀 새가며 놀았던 거고, 남은 절반은 그렇게 놀아버려서 미비했던 할 일들을 메꾸느라 못 잤던 거였다. 그렇다고 해서 뭐 몸에 무리가 갈 정도로 지낸 건 아니고, 웬만하면 하루에 6시간씩은 자려고 노력했다. 명목적인 할 일이 없어 갈피를 잡지 못하던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괴롭달까… 사람의 마음이란 어떻게 이다지도 간사한 것일까.

프로젝트 생활

커널360이라는 부트캠프의 파이널 프로젝트에 객원으로 참가하여 프론트엔드 개발을 맡게 된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처음에는 공유오피스의 닫힌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만 해도 약간 긴장되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래도 약간 적응이 된 것 같긴 하다.

아무래도 개인 프로젝트가 아니다보니 마음대로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어서 자세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팀원분들과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의논하고 의견을 나누며 함께 하나의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과정이 무척 즐겁다는 사실만은 확실히 말할 수 있겠다.

저번 달에 썼던 회고에서 개발 기간이 2월 초까지라고 이야기했는데, 사실 그건 아니었고 3월 말까지였다. 2월 8일에 중간 발표가 한 번 있고, 휴일이 일주일 정도 있은 후 3월 말일까지 진행되는 식이다. 대부분의 작업이 디자인을 화면으로 옮기는 일이었는데, 복잡해보이는 사용자 워크플로우가 보여서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하다가 복잡도가 높은 경우 FSM을 통해 복잡하게 얽힌 코드를 정리할 수 있다고 했던 걸 봐서 적용해보려고 노력했다. 하나의 워크플로우에 가능한 상태가 6~7개 정도였고, 상태 전이 시 동기화되어야 하는 내부 상태값이 하나가 아니어서 실제로 전이하는 코드는 좀 많이 복잡해졌다. 직관적으로 동작을 알아보기 어려워졌으니 테스트 코드도 작성해뒀다. 다행인 것은 전이 가능한 방향이 ‘이전’과 ‘다음’ 두 가지밖에 없어서 가져다쓰는 입장에서는 그래도 비교적 간단하게 상태를 왔다갔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간이 난다면 해당 코드를 좀 더 읽기 좋게 리팩토링해보는 것도 좋겠다.

면접 스터디

주에 두 번씩 진행하는 면접 스터디도 벌써 두 자릿수의 회차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까지 HTML/CSS 관련 질문들에 대해 대강 정리가 된 상황이고, JS는 다뤄야 하는 내용이 너무 많아서 주제별로 나누어 진행 중이다. 평소에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중에 놓치고 있는 부분이 꽤나 있었지만, 별로 놀랍지는 않았다. 따로 면접 준비를 한 것도 아니니까, 지식 군데 군데 끊긴 부분이 있는 건 당연하다. 반복, 또 반복을 통해 보강해나가는 수밖에 없겠지.

스터디원 각자 지식을 정리하는 스타일도 달라서 다른 사람이 어떤 개념을 어떻게 정리했는지 구경하는 것도 즐겁다. 특히 표를 이용해 헷갈리기 쉬운 용어나 개념을 정리하시는 분들을 보며, 역시 표는 한눈에 알아보기 쉬워서 좋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다. 나는 보통 블로그에 쓰듯 줄글로 정리하는 편인데, 여러 자료에서 알게 된 내용을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짜맞추는 과정에서 나만의 언어로 정제되는 느낌이 좋다. 면접 대비 스터디니까, 이후에 말로 꺼내야 될 때를 대비한다는 점에서도 분명 이득이 있다고 생각한다.

스터디 덕분에 놓았던 PS도 조금씩 하게 되었다. 솔브드 프로필을 보니 딱 작년 이맘 때쯤 하루에 한 문제 풀기를 그만뒀던 기록이 남아있었다. 당시의 나는 PS를 공부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하루 한 문제 풀기라는 지엽적인 목표를 위해 공부도 안 될 문제를 풀다가 현자타임이 와서 그만뒀던 걸로 기억한다(아마 지난 회고 어딘가에 남아있을 걸로 기억한다). 이번에는 좀 다를 수 있으려나. 시간에 여유도 있고 말이지…

디스코드 서버 밋업

지인 분께서 주최하신 기술 세미나? 밋업?에 참석했다. 프론트엔드 관련은 아니고 사이트 신뢰성 엔지니어링, 옵저버빌리티, CPython 3.13, DevOps 등 여러 주제의 발표를 들을 수 있었다. 소중한 지식을 나누어주신 발표자분들, 밋업을 주최해주신 ian님, 장소를 대관해주신 무신사 분들 등, 밋업이 잘 진행될 수 있게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덕분에 여러 가지 키워드를 건져갈 수 있었고, 어디 가서 듣기 힘든 발표자 분들의 경험을 공유받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계속 하게 되는 말이지만(ㅋㅋ), 나도 언젠가 꼭 경험을 나누어줄 수 있는 동료 작업자가 될 수 있길…

기술 아티클 번역 뉴스레터 그룹 참여

우테코 프리코스가 나에게 열어준 기회가 참 많은 것 같다. 영어로 작성된 여러 좋은 아티클 중 주제에 맞는 것들을 골라 번역하여 뉴스레터로 전달하는 그룹에 참여하게 되었다. 새로이 시작하게 된 그룹이라 아직은 글이 없으며, 아마도 내가 번역하게 될 글이 이르면 3월 초순 즈음에 올라가게 될 것 같다. 좋은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양질의 문서를 번역하여 모국어를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참여하게 되어 기분이 좋다.

정리

이번 달의 잘한 점

  1. 잘했다기보다는… 팡팡 놀지 않았다? 계속 생산적인 뭔가를 하긴 해서 마음놓고 놀 수가 없었다 ㅋㅋ 주말에도 리뷰 요청 들어오고 해서…
  2. 연습용 아티클을 번역 완료했다. 짧은 글이었지만, 까먹고 있다가 마감 당일 새벽 3시에 헐레벌떡 번역하느라 고생 좀 했다. 잘한 게 아닌가 그러면?
  3. 면접 스터디에서 공식 문서같이 정리한다는 극찬 of 극찬을 받아버렸다… 표현에 얼떨떨했습니다ㅋㅋ
  4. 한동안 연락을 못 드리던 학교 선배분께 연락을 드려 얼굴도 뵙고 밥도 얻어먹었다(ㅋㅋ).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옛날같았으면 그럴 생각도 못했을텐데 하고 좀 멋쩍어진다. 취업하면 맛난 거 사드릴 분들이 너무 많넹…

이번 달의 못한 점

  1. 자는 시간이 너무 늦다. 새벽 34시에 자는 경우가 많았는데, 다음날 9시에 일어나서 10시에 나가다보니 아침 시간에 좀 멍할 때가 있었다. 스트레스 푼다고 노래 듣는 경우가 많은데, 들으면서 씬나씬나 하고있다 앗 하고 보면 3시 되고 그러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긴 해
  2. 군것질을 좀 많이 한 것 같…다? 좀 줄여야겠지?

끝으로

이번 회고도 많이 늦었다. 날짜만 늦은 게 아니고 시간도 늦은 시간에 쓰고 있다. 자는 시간 늦다고 방금 썼는데… 뭐, 일이 있으면 어쩔 수 없는 거 아닐까? 아무리 내가 자는 걸 좋아한다지만, 할 일 다 내팽겨치고 곯아떨어질 수는 없지. 할 일은 해야 되지 않겠는가. 2월도 할 일을 야무지게 해내도록 노력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