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회고

2024. 7. 15.


7월의 반절이 지났다. 솔직히 쓰자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면 첫째 주에 쓰지 못할 것도 없었겠지만, 항상 푸념거리로 삼던 문제가 해결이 되었으니 좀 풀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해야겠지. 뭐 더 길게 끌 이유 있나? 바로 들어가보자.

얼레벌레 취업 성공

어떻게어떻게 운이 좋아서 취업에 성공한 모양이다. 마지막 주 월요일에 서류 전형 합격 이메일을 받게 되었다. 5월 회고에 이력서 관련 내용을 적었던 적이 있었는데, 어느 정도 유효하게 먹혀들었던 게 아닐까싶다. 이력서의 어떤 부분을 보고 채택하셨냐 여쭤보니까 이력서의 특정 부분보다는 글로 기록을 많이 한 부분이라던지, 번역 활동같은 부분을 좋게 봐주셨다고 답해주셨던 게 기억난다.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마지막에 덧붙여주셨던 ‘프론트엔드 개발에 대해 나름대로 확실한 테이스트를 가지고 있는 게 보여져서’(워딩이 명확하지는 않지만)라는 부분이 꽤 기쁘게 다가왔다. 다른 부분은 몰라도 항상 그것만큼은 잊지 않고 가슴 속에 두고 살자 생각했던 부분이라 이걸 알아봐주신 게 좋았달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써 커리어의 첫발을 내디딘 것이기도 하지만, 생각해보면 본격적으로 직장인이 된 것 또한 첫 번쨰다. 물론 엄밀히 말하자면 돈 받고 일하는 게 처음은 아니지만(데이터 라벨링 알바? 계약직?이 사실상 첫번째 일이긴 하다. 국민연금 납부내역 보니까 맞는듯), 그래도 전공을 살려서 취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이력을 쌓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하고 싶다. 3개월 동안은 수습기간이고 애시당초 완전 신입으로 들어가는 것이니만큼 일도 일이지만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을 함께 목표로 잡아보려고 한다. 다들 친절하셔서 나만 잘 하면 크게 무리없을 것 같지만!

영화 감상 및 서울국제도서전 참가

정말 오랜만에 보고싶은 영화가 생겨서 예매까지 해가며 보게 되었다. 프렌치 수프라는 영화였는데, 근대 프랑스 요리를 다루는 영화라고 해서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스크린 타임의 3/4 정도를 요리 장면에 할애할 정도로 진심일지는 몰랐는데… 배경 시간대가 언제쯤일까 궁금했는데, 마리앙투안 카렘의 영향이 짙고 오귀스트 에스코피에가 젊은 나이에 활동하고 있다는 작중 인물의 대사를 통해 대강 1800년도 중후반이겠다는 추측을 할 수 있었다. 프랑스 요리가 가장 화려하고 복잡할 시절을 나타낸 조리 장면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어 좋았던 시간이었다.

마침 시간이 잘 맞아 같은 날에 열리는 서울국제도서관에도 참가했다. 어렸을 때 감명깊게 읽었던 알퐁스 도데의 ‘별’을 손바닥만한 크기로 담은 책도 샀고, 눈길을 끌던 책갈피도 하나 샀다. 옛날에는 다양한 책을 안 가리고 참 좋아했었는데, 요즘엔 비문학만 주구장창 읽게 되니 뭔가 메마른 거 아닌가하는 걱정이 살짝 들기도 한다. 가끔은 컴퓨터에서 눈을 떼고 그 시절처럼 종이 위 활자에도 관심을 가져줄 필요가 있겠다.

코드스냅

6월에는 사용 중인 기술의 동작 원리를 다루는 글들을 찾아 번역하게 되었다. 내가 잡은 글은 Solid의 성능이 좋은 이유를 Solid의 제작자 Ryan Carniato가 직접 알려주는 글이다. 단순히 Fine Grained Reactivity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요인들을 살펴보며 Solid의 기술적 의사선택을 알아볼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 물론 저자 직강이라고 해서 번역이 생각했던 것만큼 매끄럽게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영어 사용자 입장에서 구어체로 쓰여지면 쓰여질수록 번역하기가 어렵구나 하는 꺠달음도 얻을 수 있었다. 번역에 있어 국어 실력이 최우선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달까. 미묘한 뉘앙스도 잘 살려서 번역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싶다. 추가로 팀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나 생각 중인데, 언제쯤 만들 수 있을지…ㅋㅋ

정리

이번 달의 잘한 점

  1. 이번 달에 한정된 것은 아니고, 결국 취업에 성공하기까지 잘 버틴 나 자신을 좀 쓰담아줘야하지 않나 싶다. 뭐, 앞으로 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2. 잊고있던 문화생활에 조금씩 다시 발을 걸치기 시작한 것? 그래도 나는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귀찮다고 팽개치지 않고 영화든 뭐든 혼자 보러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달의 못한 점

  1. 운동을… 해야 하는데… 하…
  2. 블로그 개편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사실 이번 6월 회고도 블로그 개편 작업이 완료된 후 써야되나 싶었는데, 블로그 처음 쓸 때처럼 ‘컨테이너보다는 일단 컨텐츠’ 정신을 살려서 작성을 완료한 것이다. 블로그 개편… 및 전체적인 웹사이트 제작이 어느 정도 완료되면 별도로 후기를 작성해봐야겠다.
  3. 이번 달뿐만 아니라 요즘 글을 안 써도 너무 안 쓰는 것 같다. 기존에 하던 SICP 정리글이라던지… 먼 옛날 마음만 먹고 멈춰두었던 영상처리 글이라던지… 할 거리는 찾으면 나올텐데… 언젠가 상황이 좀 정리되고 나면 분명 할 수 있겠지?(시간이 지나면 이통사 수입이 낮아지면 틀림없이 요금을 내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