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회고

2024. 8. 12.


7월이 끝나기 전에 글을 써서 올리지 못할 정도로 바빴냐고 묻는다면 그 정도는 아니었겠지만, 하루 일과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 어물쩡거리다보니 잘 시간이 되어버리는 통에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지 못하는 날이 계속되는 것 같다. 이대로 괜찮은걸까, 괜히 불안한 마음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려나. 인간의 마음은 간사한 법이라고 하던가. 취직에 성공하면 만사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던 때를 생각해보면 참 헛웃음이 나오는 일이다. 그럴 때일수록 이렇게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일을 게을리 하면 안되는 것이겠지. 7월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CSS야 난 네가 참 좋아.. 근데! 네가 너무 싫어.. 하지만! 널 사랑해.. 그러나! 널 미워해.. (어쩌구저쩌구)

처음 하게 된 일은 주어진 디자인에 맞춰 웹페이지를 스타일링하는 일이었다. 자세한 내용을 이야기하지는 못하겠지만, 데스크탑 화면의 디자인과 모바일 화면의 디자인이 상당히 달라서 작업하는 데 상당히 머리를 많이 썼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모바일에서는 화면 너비가 좁으니 내비게이션 메뉴의 형태로 각 화면을 탐색할 수 있게 해야 했지만 데스크탑은 너비가 넓으니 모든 메뉴의 화면을 한 번에 다 보여주어야 하는… 그런데 이제 각 메뉴의 순서도 다른… 나는…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현재 화면 너비에 따라 데스크탑 여부를 돌려주는 hook을 작성하고 컨디셔널 렌더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더 좋은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이딴 걸 짜서 다음 작업자한테 넘겨줘야한다는 사실에 매우 자괴감이 들었다… 코드로 예술을 할 필요 없다는 피드백을 많이 들어서 그나마 좀 마음을 놓으려다가도 한 번씩 생각이 날 것 같다. 우울감 MAX인 문단이었구나…

코드스냅

7월의 코드스냅 글감은 여러 가지 종류의 실패와 이를 다루는 법에 대해서였다. 내가 잡은 글은 프로그램의 실패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글이다. 이미 한 주 전에 번역본이 올라와서 링크도 함께 공유해본다.

이번 달에 내 번역의 리뷰를 맡아주신 팀원 분께서 내 번역에는 항상 깊은 고민들이 묻어난다는 피드백을 주셔서 매우 기뻤다. 단순히 일대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이 받아들일 때 어떻게 생각할지 많이 고려하려고 노력하는데 이런 부분을 느껴주신 것 같아서… 앞으로도 이런 방향성을 잘 유지해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독자분들께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번역을 지속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블로그 개편

새로이 만든 개인 웹사이트의 블로그 기능이 얼추 마무리된 것 같아 앞으로 한동안은 이 사이트에서 회고든 블로그 포스트든 확인하실 수 있을 듯하다. 아직 다른 부분은 시작도 못해서 좀 보여주기 민망하긴 하지만, 모든 일들은 결국 점진적으로 해나가야 완성에 이르를 수 있다는 걸 좀 느낀 것 같아서 부끄러워도 보여드리는 방향으로 가야겠다 싶었다.

새로 만든 개인 웹사이트의 이름(코드명? 프로젝트명? 암튼)은 Couvoir라고 한다. 최근에 듀오링고로 프랑스어를 조금씩 하고 있는데, 뭔가 그럴듯해보이는 이름을 찾다가 기존 블로그의 이름을 프랑스어로 바꾸어보니 뭔가 깐지가 나서(ㅋㅋ) 정했다. Fully-interactive한 웹사이트를 만들 생각은 아니었어서, Island Architecture에 힘입어 원하는 곳에만 interactive한 요소를 뿌릴 수 있는 Astro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제 남은 건 멀쩡한 메인 페이지와 이후 작업물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Portal, Print-aware한 이력서 페이지를 만드는 것인데… 과연 언제 완성할 수 있을지.

정리

이번 달의 잘한 점

  1. 완성되지 않았어도 이 회고글을 기점으로 일단 웹사이트를 외부에 공개하려고 마음먹은 점. 완성을 기다리다가는 끝이 없을 것이다.
  2. 처음 맡은 회삿일을 어떻게든… 해낸(?) 것? CTO님께서는 내가 하던 작업을 ‘CSS 요가’라고 하시면서 충분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내가 이상이 높아서 그런지 아는 게 없어서 그런지 솔직히 그 정도인가 싶은 생각이 있다. 그냥 내가 못해서 수렁에 빠져있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많이 들지만… 이렇게 생각할수록 내 정신만 사나워지겠지? 그냥 받아들이는 게 속편할 것 같다. 그래, 나는… 어려운 걸 해낸거다…

이번 달의 못한 점

  1. 퇴근하고 뭔가 의미있는 일을 많이 못한 것 같다.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건가 싶다가도 정말 그 정도로 기력이 없었냐? 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서…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지만…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