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회고

2024. 10. 21.


얼마 안 있으면 벌써 가을도 지나가는 느낌의 날씨다. 그렇게나 무더웠던 여름에는 생각지도 못했을 한기를 맞으며 ‘음, 역시 자연을 이렇게 쓴 인간 놈들이 잘못이군’하는 생각도 들고, 그 작업에 누구보다도 열심히 부역하고 있는 직군으로써 미안한 마음도 들고… 이러고 한 한 달만 지나면 고드름이 열리고 패딩을 입을 떄가 될 것을 생각하니 안 그래도 바로 잡기 힘든 의지가 더욱 스러지는 것 같아 걱정이다(난 더위보다 추위를 더 탄다). 그래도 이번 겨울은 작년에 비해 심적으로 많이 따뜻할 것 같다. 작년 겨울을 생각하자면 무엇 하나 확실한 것 없이 올라와서 하루하루 서류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정신을 갉아먹고 있었는데, 지금은 어떤가. 멀쩡하게 원하는 직업도 가지고 있지 않나. 이번 년도는 그래도 참 뿌듯한 일 년이 될 것 같아 연말이 기대된다.

자세히 말할 수는 없는… 회사 생활

구체적으로 뭘 했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사실상 어떤 프로덕트의 프론트엔드를 하나 맡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작업했다. 사실 원래 끝까지 하게 될 일은 아니었다. 7월 서두에 이야기했던 웹페이지 스타일링이 기능 붙이기까지 이어지게 되었고… 어떻게든 해낸 것 같다. 기술적으로 의미있었다기보다는 무언가를 남의 돈 받고 바닥부터 만들어봤다는 경험을 했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싶다. Tanstack Query의 위대함을 알 수 있었고, Tailwind에 좀 많이 익숙해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달까.

무엇보다 크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적어도 기한이 정해져있고 이를 어기면 금전적 손실이 발생하는 회사 일에 있어) 완벽한 비동기 처리는 허상에 가깝다는 점이었다. 같은 것에 대해 서로 똑같이 이해하고 있는지, 빼먹은 것은 없는지 등을 서로가 동일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지 않다면 그런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드는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경우에는 시간이 될 것이다)이 매우 크다는 점을 십분 공감할 수 있었다. 한동안 재택에 대해 그리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기 어려울 것 같다.

코드스냅

9월에 다루었던 글감은 “AI 세상에서 살아남기”라는 주제에 기반해, AI에 회의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는 저자가 AI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적용해본 내용을 공유한 글이었다. 접근성이라는 요소는 요즘 들어서는 그래도 꽤 신경쓰는 곳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인간의 시선이 미처 닿지 못하거나 이유를 불문하고 신경쓰기 힘든 경우가 분명 있다. 저자는 그런 부분의 한 가지 예시로 이미지의 대체 텍스트를 들며, AI를 이용해 이미지에 대체 텍스트를 붙이는 과정을 공유해주었다. 해당 글은 번역이 완료되어 이 링크에 업로드되어있다.

UI를 만드는 입장에서 자주 신경쓰게 되는 접근성 요소는 보통 UI의 특정 부분을 마우스 이외의 장치로 올바르게 탐색 가능하게 만들기라던지, 올바른 시맨틱 태그를 사용하거나 올바른 역할 정보 붙이기 등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사용자 상호작용을 주로 생각하다보니 정작 콘텐츠 자체의 접근 가능성은 누락되는 경우가 꽤 있을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부분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 될 수 있길…

정리

이번 달의 잘한 점

  1. 추석 연휴에 나름 당당하게 본가에 내려갈 수 있었다ㅋㅋ… 조부모님께 용돈도 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뭔가 드디어 멀쩡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굉장히 기뻤던 기억이 난다.
  2. 이번 달은 우울하다던가, 화가 난다던가 하는 부정적인 감정이 별로 안 들었다. 아 물론 위에서 이야기했던 작업상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며 짜증이 안 났다는 말은 아니지만, 골방에 처박혀 밤낮없는 삶을 살던 때와는 확연히 다르니깐.

이번 달의 못한 점

  1. 결국 거의 10월의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9월 회고를 작성할 수 있었다. 뭐 변명을 하자면 못 할 것은 없지만 그게 대체 무슨 소용일까. 그래도 어느 정도 정신줄도 잡았고 일정도 좀 정리된 것 같으니 10월 회고는 꼭 제때 올려야겠다. 엇나간 것은 올바르게.
  2. 진행하던 스터디에서 매주 풀던 문제를 밀리게 되었다. 도저히 집에 돌아와서 뭘 할 만한 기력이 안나더라구… 그래도 이젠 좀 정상 궤도에 오를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차차 채워나가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