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회고
2024. 11. 16.
사무실 창문을 열어두니 모기가 모기가… 수능 한파도 이제는 다 옛말인 듯 하다. 지구야 미안해, 우리가 이번엔 진짜 잘못했다ㅠㅠ… 나야 추운 게 싫은 인간이다보니 지내기는 편한데, 이상 징후로밖에 느껴지지 않는 날씨를 보면서 마냥 기쁘지는 못하겠디. 이상 현상이 있는데 되돌아갈 수도 없다니, 현실은 똥겜이군요.
여러 가지 기술적 도전
일반적인 웹사이트 만들기에서 벗어나 재밌는? 신기한? 경험을 많이 해보게 되었다. 아이템 하나로만 먹고 사는 회사에서는 겪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니 어떻게 보자면 좀 재밌다고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Phaser, 게임 개발
나를 예전부터 알던 분들이라면 아마 알고들 계실 이야기지만, 나는 원래 게임을 만들고 싶었던 사람이었다.2020년 회고에서도 한 번 했던 말이다. 여러 생각을 해보고 방향을 틀었는데, 이런 식으로 다시금 게임을 만들게 될 줄이야. 사람 일 참 모르는 거구나 싶었다.
이번에 개발하는 게임은 Phaser라는 엔진 위에서 돌아간다. 디스플레이와 컴퓨터만 있으면 둠을 돌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 어떤 플랫폼이 되었든 간에 게임을 돌리고 싶은 건 겜돌이 겜순이들의 목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Phaser를 다루며 엔진 자체 버그도 밟아서 기여도 할 수 있었다.
옛날에는 막연하게나마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밖에 못하던 때가 있었는데… 참 감개가 무량하면서도, 그때는 마냥 게임이라면 좋아했었는데 요새는 시간이 없어 잘 하지도 못하고 심지어 게임을 만든다는 사실보다 엔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더 기쁜 걸 보면 사람이란 참 변하기 쉬운 존재구나 싶디고 하고 그렇다.
Lexical, 텍스트 편집기
웹 에디터를 구현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이 있어 관련 기반 기술을 찾아보고, 현 시점에서 가장 유망해보이는 기술인 Lexical을 골라 들여다보게 되었다. Lexical은 메타에서 만든 웹 기반 텍스트 에디터 프레임워크로, 확장성이 매우 높아보여 선택하게 되었다.
신뢰성있는 동작을 위해 DOM 위에 한 겹의 추상화를 더 끼얹는 게 어디서 많이 본 모양새라 마음이 굉장히 동했다. 역시 형님들 React 만들던 짬밥이 어디 안 가시는 모양이다. React도 그렇고, GraphQL도 그렇고 Lexical에 이르기까지… 이 사람들 빌딩 블록 만드는 재주 하나는 기가 맥히는구나 싶다. 기술력이 참 어마무시한 집단이구나 메타는. 웹 세상에서 기술적 도전을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목표로 삼아야 할 회사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Lexical은 자주 만지게 될 것 같다. 다들 한 번 찍먹 부탁드립니다ㅋㅋ
코드스냅
10월에는 내가 편집장을 맡아, 표준, 개발자의 공통어라는 주제를 정하고 소개글을 작성했다. 번역한 글로는 OpenAPI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는 글을 골랐다. 최근 일하며 Swagger를 많이 보게 되기도 했고, 백엔드 파트 동료분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되며 프론트/백 사이의 소통에 있어 가장 표준이 되는 형식에 대해 한 번 쯤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번역한 글은 다음 주 월요일, 즉 11월 18일에 전달된다. 흥미가 가신다면 뉴스레터 구독 신청을 해두시면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으니 많관부 많관부!
정리
이번 달의 잘한 점
- 기술적 도전은 개인적으로 즐거운 일이기도 하지만, 기술적 역량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 점으로 미루어보자면, 잘 정리해서 이력서와 경력기술서에 적을 만한 경험을 했다는 점은 보기 드물게 개인적인 만족에서 그치지 않을 수 있는 잘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 회사 - 집 - 회사 - 집 - … 의 굴레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짬이 잠깐 나서, 재즈 연주회도 신청해서 듣고 왔다. 문화생활이라는 것은 좋은 것이여… 서울의 좋은 점 중 하나랄까.
이번 달의 못한 점
- 글을 쓰는 오늘까지 해서 하루에 5시간씩밖에 못 자고 있다. 회사 갔다 집에 오면 정신력을 보충하느라 맨날 유튜브 보다가 하려고 했던 것들을 미루게 된다. 적당히 봐야하는데…
끝으로
회사 일로 정신력을 많이 쓰다보니 집에 와서는 별로 생산적인 일을 할 수가 없는 것 같다. 갓생은 무리일까? 요리 학원도 다녀보고 싶고 노래 녹음도 해보고 싶고, 기력과 시간만 난다면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진짜 시간과 건강이 있지만 돈은 없는 학생 시절을 지나, 돈과 건강이 남아있지만 시간이 없는 직장인이 되었구나 싶다. 블로그 대문은 언제 바꾸지? 언제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거냐고… 여유가 생긴다면 쳐내야 할 일을 좀 정리해봐야겠다. 내년 초 쯤에는 그나마 숨돌릴 여유가 있지 않을까? 근거없는 바람일 뿐이라 허무하긴 하지만, 가봐야 아는 거겠지.
다음달은 12월이니, 이번 달에는 정말 짧아도 좋으니 달이 지나기 전에 회고글을 써야겠다. 그래야 12월 말에 1년을 돌아볼 수 있을테니까. 벌써 새벽 2시다. 토요일이지만 출근을 해야하니 얼른 업로드하고 자야겠다. 다음 달에 봐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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